라이먼 포터(Lyman William Porter)는 조직행동론과 동기 이론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동기 이론은 크게, 동기를 유발하는 욕구에 대해 다루는 ‘내용 이론’과, 동기가 생기고 행동이 유발되는 과정에 대해 다루는 ‘과정 이론’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포터는 내용 이론과 과정 이론 둘 다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특히 과정 이론 중의 하나인 기대 이론을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심리학을 비즈니스에 적용하여 조직행동론이라는 학문을 만든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포터가 내용 이론에 끼친 영향을 보자. 그는 매슬로의 욕구계층이론을 변형하였다. 그는 기존 매슬로의 욕구 단계 이론에서,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합쳐 생존의 욕구로 만들었고 존경의 욕구와 자아실현 욕구 사이에 자율의 욕구를 삽입한 모델을 발표했다(Porter, 1964).
자율의 욕구는 남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이 자신과 자신의 운명, 주변 환경을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그래서 스스로 결정하려고 하며, 책임을 지려는 마음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림 1. 매슬로의 초기 욕구 이론(왼쪽)과 포터의 욕구 이론(오른쪽)
포터의 욕구 이론은(Porter, 1964) 매슬로의 후기 욕구 이론(Maslow, 1970a, 1970b)보다는 빨리 나왔다. 그러므로 포터의 욕구 이론도 매슬로의 초기 욕구 이론(Maslow, 1943, 1954)이 받았던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매슬로의 초기 욕구 이론의 비판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살펴봤다. 그러므로 포터의 욕구 이론에서는 매슬로의 욕구 이론에서 바뀐 부분인, 생존의 욕구와 자율의 욕구에 대해 살펴보자.
포터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생존의 욕구 하나로 합쳤다. 생리적 욕구는 단기적인 생존을 추구하고, 안전의 욕구는 장기적인 생존을 추구하므로, 두 욕구를 생존의 욕구 하나로 합치는 것은 좋아보인다. 게다가 매슬로가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로 분류했을 때에는 기능상 관련이 없는 것들도 함께 있었다. 생리적 욕구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이유로 분류된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성욕이 그렇다. 공기, 물, 음식, 온도, 수면, 주거지 등이 모두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성욕은 그렇지가 않다. 단지 신체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는 이유로 생리적 욕구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모든 정신 활동도 결국 신체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아닌가? 그렇다면 어떤 심리 기제를 욕구가 일어나는 위치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그러므로 기능에 따라 명확하게 생존의 욕구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 또한, 안전의 욕구에도 비합리적인 분류가 있었다. 예를 들면 직업적 안정 등이 그러하다. 다른 설명 없이는 직업적 안정이 어느 정도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미래에 생존의 욕구만 해결하는 정도인 것인지, 아니면 미래에 사회적 활동을 하고, 향락도 즐기며, 존경 받을 만한 지위도 있는 정도의 자본을 유지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후자처럼 직업적 안정이 더 높은 자본을 원하는 것이라면 이런 욕구는 다른 욕구, 이를테면 사회적 욕구나 존경의 욕구와 겹쳐있는 것이 된다. 하지만 생존의 욕구라고 하면 여기서 설명하는 직업적 안정이 추구하는 것은 미래의 생존만 해결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포터는 또한 존경의 욕구와 자아실현 사이에 자율의 욕구를 삽입했다. 여기서 우리는 지위의 본질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지위와 관련된 동기를 조금 심층적으로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명성으로 표현되는 존경이라는 것은 남들이 자신에게 바치는 자발적인 복종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동기가 꼭 자발적인 복종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강제적인 지배력을 동원해서라도 지위를 획득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욕구는 존경의 욕구라고 하는 것보다는, 명성과 지배를 모두 포함하는 지위의 욕구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존경의 욕구는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추구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 진화 과정에서 있던 성별의 특수함 때문에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존경받고, 인정받고, 지배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남자가 존경의 욕구를 추구해야 하는 당위보다 여자가 존경의 욕구를 추구해야 하는 당위는 약하게 된다. 여자는 동기도 약한데, 왜 존경의 욕구를 추구해야 하는가? 이를 지위로 표현하면 명확해진다. 지위의 욕구에는 남을 통제하려는 욕구 뿐만 아니라 남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욕구도 포함되어 있다. 남의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이 바로 자유이다. 자유 추구의 욕구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있는 욕구이다. 이런 욕구들을 지위의 욕구로 표현하면 지위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낮은 지위는 자유롭지 못한 상태를 일컫는다. 적어도 자신과 주변 사람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곳까지는 지위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높은 지위가 자신의 자유를 담보로 한다면, 그것은 통제력이라는 본질을 해치는 것이므로 사양해야 한다.
남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욕구가 자유 추구이고, 남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지위 추구라면, 자율의 욕구는 자신을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이것은 자유와 지위보다 확실히 고차원적인 것이고 어려운 것이다. 남의 통제를 받지 않고 남을 통제하는 사람도 자신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자신을 통제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식적인 뜻에 따라 본능이나 감정을 억제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자율을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식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의식의 힘이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 흡연이 나쁜 줄 알면서도 담배를 못 끊거나, 무익한 향락적인 유혹 앞에서 굴복하는 경우 등을 상상할 수 있다. 남의 지배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도, 남을 지배하는 지위가 높은 사람도 자기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물론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의 지위가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방법만 안다면 높은 지위를 획득하기가 매우 쉽다.
그렇다면 포터가 존경의 욕구 위에 자율의 욕구를 둔 것은 합당해 보인다. 또한 우리가 포터의 욕구 이론 덕분에 알아낸 것은 자유, 지위, 자율 모두 통제에 관한 것이라는 것이다. 자유는 남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는 욕구이다. 지위는 남을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자율은 자신을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욕구는 통제의 욕구 하나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